'소문난 잔치' 마곡 상가, 절반 이상 1년째 공실

입력 2018-03-02 17:43   수정 2018-03-03 07:06

현장 레이더

최대 1억원 '웃돈' 붙던 상가

LG 등 대기업 입주 늦어지자
상권 지지부진… 임대료 '뚝'
투자자 버티기 한계 '급매'도



[ 양길성/민경진 기자 ]
서울 강서구 마곡나루역(지하철 9호선) 인근 ‘마곡나루역 캐슬파크’ 상가는 요즘 점심시간에도 한산하다. 입주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상가 공실이 절반을 넘어서다. 2일 찾은 이곳은 상가 61실(지상 1~2층) 중 32실이 비어 있었다. 텅 빈 점포 곳곳엔 ‘권리금 없음’ ‘임대 급구’라고 쓰인 딱지가 열댓 개씩 붙어 있었다.

서울의 마지막 대규모 택지지구인 마곡지구 상가에 좀체 불이 켜지지 않고 있다. 분양 초기 최대 1억원까지 웃돈이 붙던 분위기와는 대조적이다. 국내 주요 대기업이 입주를 끝내지 않은 데다 일반 사무실 공실도 많아 배후 수요가 충분히 형성되지 않은 탓이다.

◆공실 길어지고 수익률 떨어지고

마곡지구에서 상가 공급이 많이 이뤄진 곳은 신방화역(9호선) 마곡나루역(9호선) 마곡역(5호선) 주변이다. 마곡나루역 인근에선 1층 공실도 즐비했다. 지난해 11월 입주한 ‘두산더랜드타워’는 1층 상가 38실 중 33곳이 임차인을 구하지 못했다. 5호선 마곡역 인근도 비슷하다.

지난해 4월 입주한 ‘퀸즈파크나인’은 상가·사무실 462실 가운데 약 30%만 입주했다. 4층에 대형 영화관이 들어섰는데도 점포들은 수개월째 비어 있다. 이 상가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점포 소유주 대부분이 임차인을 못 구한 채 관리비만 내고 있다”며 “기업 입주가 끝날 2020년까지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분양 당시 마곡지구 인기는 뜨거웠다. LG전자를 비롯해 코오롱 롯데 등 국내 대기업이 입주한다는 소식에 투자자가 몰렸다. ‘마곡나루역 캐슬파크’ 상가는 1주일 만에 분양 접수가 끝났다. 9호선 신방화역 인근 1층의 한 점포는 2014년 분양가(7억원)에 7000만원 웃돈이 붙은 7억7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지금은 웃돈이 거의 사라졌다. 한 소유주는 7억4700만원에 분양받은 마곡동 ‘에스비타워’ 9층 점포(전용 148㎡)를 최근 8억원에 급매로 내놨다. 인근 W공인 관계자는 “취득세(4.6%), 관리비 등을 고려하면 손실”이라고 전했다.

임대료도 하락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마곡동 상가 3.3㎡당 연평균 월 임대료는 2016년 14만5000원에서 지난해 13만9000원으로 낮아졌다. 마곡지구 오피스텔의 연간 임대수익률도 2015년 4.41%를 유지했으나 지난해 3.75%로 내렸다.

◆더딘 기업 입주·고분양가

상권 형성이 늦은 이유는 무엇보다 기업 입주가 늦어서다. LG그룹 11개 계열사, 직원 2만2000명이 모일 LG사이언스파크는 2020년에야 완공된다. 코오롱 에쓰오일 등도 내년 입주를 끝낸다.

초기 분양가가 높은 것도 상권 활성화엔 걸림돌이다. 마곡지구에서 분양 중인 상가의 분양가는 3.3㎡당 7000만원(1층 기준)을 넘나든다. 전용면적 기준으로 따지면 3.3㎡당 1억5000만원 안팎이다. 마곡역 주변 이면도로에서 분양되고 있는 R상가의 1층 분양가도 3.3㎡당 5000만원 수준으로 높다. 18억5000만원짜리(전용 51㎡) 1층 상가를 분양받은 이가 연 4.5% 수익률을 내려면 월 임대료 700만원을 받아야 한다. 이상혁 상가정보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기업 입주가 더뎌 상권 형성이 덜된 데다 임대료도 높아 임차인을 구하기 어렵다”며 “상가 공실이 2~3년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양길성/민경진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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